보도자료

장기소액연체자지원재단의 소식입니다.

장기소액연체자 159만명, 심사 거쳐 빚 100% 탕감… 대상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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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8-02-19 17:02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한 ‘빚 100% 탕감’ 정책이 다음달 전격 시행된다. 원금 1000만원 이하 연체기간 10년 이상인 장기소액연체채권이 지원 대상이다. 정부가 직접 나서서 대출원금 전액을 탕감해주는 건 사상 처음이다. 그동안은 빚을 모두 없애주는 건 법원에서 개인파산 선고를 받아야만 가능했다.

1000만원 이하, 10년 이상 연체한 사람 중
2인가구 기준 월소득 169만원 이하 대상

금융위원회는 29일 이러한 내용의 장기소액연체자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보다 대상을 대폭 넓힌 게 특징이다. 공약사항이었던 국민행복기금뿐 아니라 민간 금융권이 보유한 장기소액연체채권까지 모두 빚 탕감 대상에 포함시켰다. 구체적으로는 연체 발생시점이 2007년 10월 31일 이전이고(연체기간 10년 이상), 2017년 10월 31일 기준 채무원금 잔액(이자 제외)이 1000만원 이하인 채권이 대상이다. 이에 따라 대상 연체자 수는 최대 159만2000명, 대출금액 6조2000만원으로 추정된다.

장기소액연체자라고 해서 무조건 원금을 100% 면제해주는 건 아니다. 국세청과 국토부 자료를 이용해 소득과 재산을 심사해서 상환능력이 없다고 인정 받아야만 한다. 이때 소득은 중위소득 60% 이하여야 대상이다. 1인 가구는 월 99만원, 2인 가구(피부양자 포함)는 169만원이 기준선이다. 회수할 만한 재산이 없어야 하지만 생계형 재산(압류금지 재산, 10년 이상 된 차량, 장애인 차량, 1t 미만 영업용 차량 등)은 예외로 인정한다. 금융위원회는 “법원이 개인회생 시 적용하는 '인간다운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생계비'가 중위소득 60%”라고 부연 설명했다.
국민행복기금이 보유한 장기소액연체채권 중 아직 채무재조정을 맺지 않은 미약정 연체자는 40만3000명에 달한다. 이들은 주로 제2금융권(60.8%) 채무자로, 평균 빚이 약 450만원이다. 평균 연체기간은 무려 14.7년에 달한다. 이들은 따로 신청하지 않아도 다음달 중에 일괄적으로 소득을 조회해 상환능력을 심사키로 했다. 상환능력이 없다고 판단되면 그 즉시 추심을 중단하고 최대 3년 안에 채권을 소각해준다. 금융위에 따르면 이들 중 약 30%(12만명)은 기초생활수급자(3만2000명)이거나 60세이상 고령자(8만8000명)였다.
형평성을 고려해 이미 국민행복기금과 약정을 맺고 채무를 일부 감면 받아서 성실히 갚고 있는 장기소액연체자 42만7000명도 빚 탕감 대상에 포함시켰다. 예컨대 애초의 대출원금은 1400만원이었지만, 국민행복기금과 약정으로 인해 원금을 감면 받아서 1000만원 이하로 떨어진 장기연체자라면 지원대상이다. 단, 이들 중엔 본인이 직접 신청한 사람에 한해서만 소득·재산 심사를 거쳐서 대상이 되면 즉시 채무를 면제해준다. 신청은 내년 2월부터 서민금융진흥원과 캠코가 받을 예정이다.

민간금융회사나 금융공공기관이 보유한 장기소액연체채권도 정리 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76만2000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역시 본인이 직접 신청을 해야 탕감 대상 여부를 심사한다. 상환능력이 없다고 판단되면 이들의 채권을 매입해서 3년 안에 소각해줄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내년 2월 중으로 민간 채권을 매입해 정리할 비영리 재단법인을 설립한다. 재원은 금융권 기부금으로 충당한다. 정부 예산은 들어가지 않는다.

재원은 금융권 기부금으로 충당한다. 정부 예산은 들어가지 않는다. 금융위는 실제 신청이 얼마나 들어올지, 그들 중 소득·재산심사를 얼마나 통과할지를 알 수 없어서 정확한 채권소각 예상치를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상자 159만명 중 최소한 반 이상은 (채권소각을)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최대한 많은 분들에 혜택이 돌아가도록 이를 알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1000만원 이하, 10년 이상'이라는 조건에 해당되지 않는 연체자에 대해서도 채무 감면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국민행복기금 채무자 중 100만명이 여기에 해당된다. 현재는 아주 예외적인 경우(15년 이상 연체, 중위소득 24% 이하)에 한해서만 원금의 90%를 감면해주지만 90% 감면 대상을 대폭 확대한다. 앞으로는 재산이 일부 있어라도 중위소득 60%(2인 가구 월 169만원) 이하이면 원금의 90%까지 감면 받을 수 있다.

정부도 이번 대책이 도덕적 해이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는 점을 잘 안다. 대상자의 금융자산 현황, 거주지 임대차 계약서, 카드 사용내역 등을 꼼꼼히 따져서 상환능력을 심사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이유다. 또 혹시 소득이나 재산을 숨기고 빚 탕감 지원을 받는 부정감면자를 걸러내기 위해 전국 39개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 '부정감면자 신고센터'를 운영키로 했다. 부정감면자로 들어나면 빚 탕감이 무효화될 뿐 아니라 '금융질서 문란자'로 등록돼 최장 12년간 금융거래상 불이익을 받는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도덕적 해이만을 생각하면 사실 어려운 사람에 대한 배려를 할 수 없다"며 "자기 힘으로 채무를 도저히 상환할 수 없는 사람을 방치하는 건 이러한 고통에 가까이 가보지 않은 여유 있는 사람들, 정책당국자를 포함한 그들의 도덕적 해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빚 탕감이 일회성이 될 거라는 점도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목표는 (채권 소각을) 일회성으로 내년까지 마무리하는 것"이라며 "보완대책 시행을 통해 앞으로는 장기연체자 발생을 최소화하도록 관리해나가겠다"고 설명했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